리뷰S(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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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세상에갇힌남자.사랑의블랙홀(1993)
오늘이 가면 또 오늘이. 기상캐스터 필 카너즈(빌 머리)는 매사에 불만과 투덜거림뿐인 남자. 늘 찡그린 표정에 무신경한 태도로 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동료로부터의 평판도 좋질 않다. 필은 방송 스태프 리타(앤디 맥도웰)와 함께 펜실베이니아 펑서토니[Punxsutawney:]로 성촉절 취재를 떠났는데, 매년 왔던 행사라서 인지 대충 끝내고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한다. 마을 주민의 환영과 친절에도 불구하고 돌아갈 것을 재촉하는 필 때문에 일행은 마을을 떠나지만 갑작스러운 폭설로 길이 모두 막히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펑서토니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 다음날 눈을 뜬 필은 성촉절인 2월 2일 어제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성촉절 안에 마치 무한루프처럼 갇힌 필은 혼란스러워하나..
2024.03.24 -
누군가나를 지켜보고있다.폰부스(2002)
공중전화박스 그리고 남자. 뉴욕의 잘 나가는 미디어 에이전트 스튜 셰퍼드(콜린 패럴 분). 말이 좋아서 미디어 에이전 트지, 사실은 온갖 거짓말과 협잡질을 통해 장사를 하는 질 나쁜 인간이다. 이것도 모자라 아내 켈리 셰퍼드(라다 미첼 분)를 두고 자신의 고객인 파멜라 맥파든(케이티 홈즈 분)과 불륜까지 저지르고 있다. 어느 날, 스튜는 공중전화박스에서 평소의 일정대로 팸과 통화하려는데 웬 피자 배달부가 피자를 배달해 온다.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며 공중전화박스에 피자를 배달하라고 했다나. 스튜는 장난으로 여기고 피자 배달부를 뚱뚱하다며 모욕하고 쫓아낸다. 그리고 팸과 통화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의 뒤에서 벨소리가 들린다. 스튜는 무심코 수화기를 들고, 전화선 저편에서 "전화를 끊으면 네 목숨도 끊긴다."는..
2024.03.24 -
이정글의 왕을정한다.젠틀맨(2019)
범죄에도 품격이 있다. 유럽을 장악한 업계의 절대강자 ‘믹키 피어슨’(매튜 맥커너히)은 자신이 세운 마리화나 제국을 걸고 돈이라면 무엇이든 벌이는 미국의 억만장자와의 빅딜을 시작한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무법자 ‘드라이 아이’(헨리 골딩)와 돈 냄새를 맡은 사립탐정 ‘플레처’(휴 그랜트)까지 게임에 끼어들게 되면서 오랫동안 지켜온 정글의 질서는 점점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가이리치감독의 영화. 특이한 영상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배경이 어디든지 영국, 특히 런던을 그대로 시각화시킨 듯한 칙칙하고 고전적인 미장센과 필터를 활용한 영상미가 특징이다. 이런 와중에 슬로우모션과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가 더해지니 그래픽 노블을 보는 듯한 만화적인 영상미를 보여준다. 심지어 가끔가다 컷 분할 연출까지 선보인다. 빛과 ..
2024.03.24 -
정신나간현실,그경계가허물어질때.조커(2019)
이해할 수 없는 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 앞에 앉아 한동안 크게 웃은 아서는 발작에서 겨우겨우 진정을 찾은 후에 내가 미쳐가는 건지, 세상이 미쳐가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복지사는 무미건조한 대답만 하고는 지난주 상담 때 일기를 가져오기로 약속했었지 않냐 묻는다. 아서는 잠시 망설이다 일기장을 건네주는데, 거기에는 코미디 연구와 아이디어, 반복적인 문장, 여성의 나신, 낙서 등이 어지럽게 적혀 있었다. 복지사는 그 가운데 '내 죽음이 삶보다 '가취'있기를 (I hope my death makes more 'cents' than my life.)'이라는 문구를 발견한다. 아서는 의사에게 말해 더 많은 약을 타게 해 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한때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었던..
2024.03.24 -
이제는 잡을수없는.조디악(2007)
나를 잡으려면 잡아봐. 1969년 7월 4일 캘리포니아주 벌레이오, ‘마이크 마조’와 ‘달린 페린’은 한적한 공터의 자동차 안에서 밀회를 즐긴다. 얼마 안 가 마이크는 한 붉은색 자동차가 자신들을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곧 차 안의 의문의 남자는 마이크와 달린에게 다가와 무참히 총을 난사한 후 자리를 떠난다. 4주 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사의 삽화가 ‘로버트 그레이스미스’는 신문사 편집장에게 발송된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한다. 편지의 발신자는 자신이 작년 성탄절 호숫가의 십 대 살인 사건과 이번 7월 4일 벌레이오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크로니클을 비롯한 신문사 3곳 에게 편지와 함께 자신의 정체가 숨겨져 있는 각기 다른 암호를 첨부했고, 이를 금요일 오후까지 신문 1..
2024.03.24 -
한순간에 노숙자가된남자.터미널(2004)
돌가 가고 싶습니다. 동유럽에 있는 가상의 공산국가 크라코지아에서 온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는 미국에 볼일이 있어서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비행기로 오는 도중, 고향인 크라코지아에서 우익세력의 쿠데타가 일어나 내전에 돌입하는 바람에 크라코지아 국민들의 모든 여권이 정지되었고, 미국 국무부도 나보스키의 비자를 취소시킨다. 당연히 크라코지아로 가는 항공편은 모두 잠정 중단되어 버리고 자국이 전쟁터가 된 나보스키는 순식간에 무국적자로 전락하여 뉴욕에 들어갈 수도,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된다. 어쩔 수 없이 나보스키는 JFK 공항에 머무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순박한 크라코지아 남자의 수난기가 영화의 주요 스토리를 차지한다. 본격적으로 노숙을 시작하게 된 ..
2024.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