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노숙자가된남자.터미널(2004)

2024. 3. 23. 23:40리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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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가 가고 싶습니다.

동유럽에 있는 가상의 공산국가 크라코지아에서 온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는 미국에 볼일이 있어서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그러나 비행기로 오는 도중, 고향인 크라코지아에서 우익세력의 쿠데타가 일어나 내전에 돌입하는 바람에 크라코지아 국민들의 모든 여권이 정지되었고, 미국 국무부도 나보스키의 비자를 취소시킨다. 당연히 크라코지아로 가는 항공편은 모두 잠정 중단되어 버리고 자국이 전쟁터가 된 나보스키는 순식간에 무국적자로 전락하여 뉴욕에 들어갈 수도,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된다. 어쩔 수 없이 나보스키는 JFK 공항에 머무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순박한 크라코지아 남자의 수난기가 영화의 주요 스토리를 차지한다.

본격적으로 노숙을 시작하게 된 나보스키는 첫날부터 공항으로부터 받은 식사권을 잃어버려 무일푼이 되었다. 망연자실하여 공항을 방황하던 도중 수화물 카트를 반납하면 돈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공항에 방치된 빈 카트들을 되는대로 가져와 돈을 벌기 시작한다. 나보스키는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저렴한 햄버거 세트를 사 먹어 끼니를 해결하고, 서점의 책자와 TV를 통해서 영어를 독학하며 공항에서 나름대로 사는 방법을 터득한다. 그러면서도 뉴욕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은 채 매일같이 입국심사장에 들러 서류를 제출하지만, 입국심사 여직원으로부터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을 들으며 번번이 입국을 거절받는다.

한편 JFK 공항의 미국 관세국경보호청 책임자인 프랭크 딕슨(스탠리 투치)은 공항 총관리자로의 승진을 위한 감사를 앞두고 공항 관리에 열을 올리던 중 공항을 배회하며 노숙 생활을 이어가는 나보스키를 고깝게 봤고 그를 쫓아내기 위해 카트 정리직원을 채용해 밥벌이 수단을 막아버린다. 하는 수 없이 과자로 연명하던 도중, 나보스키에게 한 공항 직원이 자신이 짝사랑하는 입국심사 여직원의 취미나 좋아하는 음식 등을 물어봐주면 음식을 가져다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매일 입국심사장으로 향하던 나보스키는 그 제안을 승낙하여 사랑의 메신저로 일하며 식사를 해결한다.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가슴 찡한 이야기.

이 작품은 1945년생 이란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샤를 드 골 공항에서 겪었던 실화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나세리는 1973년 9월 유고슬라비아학을 공부하기 위해 영국으로 3년짜리 유학을 다녀온 후 귀국했고, 1977년에 고국에서 팔라비 왕조 반대 시위를 벌여 비밀경찰에게 고문당한 후 이란으로부터 추방당했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그는 동독,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 망명 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하며, 이에 따라UN에게 난민 지위를 얻어 영국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특히 나세리는 자신의 친모는 아버지와 불륜을 한 영국인 간호사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친모를 찾고자 영국으로 가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05년 <가디언>지의 보도에서 고문을 받고 추방당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도 나세리의 출생의 비밀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이후 그는 프랑스에서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RER 기차역에서 여권과 서류가 든 가방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프랑스로 되돌려졌다. 오갈 데 없던 그는 합법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파리 샤를 드 골 국제공항에 눌러앉아 1988년 8월 26일부터 2006년 7월까지 공항에서 생활했다.

1995년 벨기에 당국이 그가 사회복지사의 관리 아래 벨기에에 머무를 수 있도록 허가했지만, 그는 당초 계획이었던 영국행을 고수하며 벨기에 입국을 거부했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증빙서류가 없었기에 벨기에로 돌아가고 싶어도 프랑스에서 출국 허가를 내주지 않는 상황.

1999년에는 프랑스 측이 난민용 여권을 교부하며 정식 이민자로 받아주었지만 이미 십수 년 간의 공항 생활이 익숙해져 버린 나세리는 공항을 벗어나길 거부했고, 이에 따라 거절할 명분으로 난 귀족인 알프레드 헤르만 경이며 이란인이 아니라고 미친 척하기도 했다. 이후 나세리를 도와준 변호사가 문제의 증빙서류를 찾은 후에도 자신의 문서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공항에 계속 머물렀다.

나세리는 매일 아침 5시 첫 비행기가 도착하는 시간에 공항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했다. 매우 당당하게 행동하고 구걸이라든지 행패를 부리지 않았으며 공항 측에 피해가 갈 일을 일절 하지 않았다. 덕분에 공항 직원들에게 호감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쫓겨나지 않고 18년씩이나 살 수 있었겠지만... 주변을 반드시 청소하고 자신의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 정돈했으며 직원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했기에 직원들은 나세리의 옷을 무상으로 세탁하거나 듣고 싶은 음악이나 방송을 보게 해 준다든지, 소파나 의자를 제공하고 나세리와 매우 친하게 지냈다.

그는 주요 일과로 신문을 보았고, 경제학을 공부하거나 일기를 썼는데 이때 쓴 일기를 바탕으로 <The Terminal Man>이라는 이름의 자서전을 2004년 영국, 독일, 폴란드, 일본, 중국 등에서 출간했다.

공항 사람들은 이전부터 나세리에게 알프레드라는 애칭으로 불렀고 나세리는 이 새로운 이름을 낯설어하지 않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렇게 공항에서 살면서 책도 내서 알아보는 사람에게 사인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었는데 이 영화가 실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이기 때문에 제작사인 드림웍스로부터 30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번 돈을 저금도 했지만 공항 직원들에게 후하게 한턱 내기도 하며 꽤 기분파 같은 생활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가 몸에 이상이 생겨 2006년 7월 병원에 입원, 기나긴 공항 생활을 마감했고, 2007년부터는 한 프랑스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파리에서 거주했지만, 결국 수 십 년의 공항 생활로 인해 바깥생활에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어 여러 보호소나, 호스텔을 전전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결국 2022년에 파리 공항으로 돌아와 몇 주간 공항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가, 2022년 11월 12일에 향년 77세의 나이로 파리 공항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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